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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목) ㅣ
[매일칼럼] 대통령과 국민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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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04:5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2017년 대통령 선거의 해가 어김없이 밝았다. 별일이 없었더라면 12월 20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에서 촉발된 탄핵 사태로 확 앞당겨지게 됐다.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언제 나느냐에 따라 벚꽃 대선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장마 대선이나 폭염 대선이 될 수도 있다. 하여튼 동토 대선은 아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최순실이라는 ‘그렇고 그런’ 강남 아줌마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강력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지도자 뽑기에 관한 것이다. 결론은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한다는 거다. 지도자가 흔들리면 나라는 또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지를 경험한 국민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례를 되짚어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게 됐다.

먼저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는 가까워야 한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처럼 자주 볼 수 있어야 한다. 당선 전에는 한 컷이라도 더, 한 줄이라도 더 노출시키고 싶어 기를 쓰지 않았는가? 대통령에게 사생활이 어디 있는가? 임기 동안 사생활을 보호하고 갖겠다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만 아니면 일거수일투족이 다 공개되어야 한다.

비서도 장관도 대통령 만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기자들에게도 대통령은 더 노출되어야 한다. 설전을 벌여도 좋다. 오히려 신선하다. 국민들은 기자를 만나지 않는 대통령보다 그런 대통령에게 더 신뢰를 보낼지도 모른다. 특히 대통령이 성형수술을 받고 태반주사를 맞는 게 무슨 흉인가? 흉이라는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성형외과 출입에 남녀노소 장벽이 없어진 세상에 그게 흉일 수 없다. 숨기거나 공개하지 않는 것이 흉일 뿐이다. 그러나 청와대 밖에 있을 때보다 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구중궁궐이라는데 열린 자세가 아니면 국민들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단절과 고립밖에 없다. 지금이 그렇다.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에는 사랑과 존경이 자리해야 한다. 그 반대로 대통령이 국민들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금상첨화다. 이상적이다. 또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최고의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 긍정의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희망의 전도사여야 한다. 우리도 잘 웃고 국민들을 잘 웃길 줄 아는 대통령 한번 만나보고 싶다. 취임할 때야 당연히 웃겠지만 퇴임하면서도 웃으며 청와대를 떠나는 대통령,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국민들을 향해 툭 터놓고 고통과 아픔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설득하고 반대를 돌파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럴듯한 청사진만 이야기하고 장밋빛만 그리는 지도자는 거짓말꾼일 뿐이다.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도 처음부터 허구였다. 결과가 어떤 것인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안다. 차라리 처음부터 솔직했어야 했다. 안팎 여건이 어려운 만큼 구호만 요란한 지도자 경계령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 100% 대한민국이라 했지만 과연 그런가?

지금 박 대통령은 연민의 대상이다. 아니면 증오의 대상이다.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은 요즘 “아이고 안 됐다. 불쌍하다”라는 박 대통령 정치 입문 때 했던 말을 다시 한다. “대통령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잘못한 거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안 됐다”는 거다.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에 있어야 할 사랑과 존경과는 다른 의미다. 이런 것들로만 국정의 동력을 삼을 수는 없다. 결과는 박근혜정부의 현주소다. 반면 반대파들은 연민 대신 증오로 가득 차 있다. 저주에 가까운 수준일 때도 있다. 정상이 아니다. 이 또한 다음 정부의 동력이 될 수 없다.

헌법 조항에도 들어 있듯이 모든 권력의 원천이라는 국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금과옥조로 삼고, 호흡을 함께하며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는 대통령. 국민들과의 거리를 부단히 좁히려는 대통령이면 괜찮을 것 같다.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동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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