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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목) ㅣ
[매일 칼럼]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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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04:55:05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어느 날 자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답한다. “식량이 풍족하고 군비가 튼튼하면 백성들이 (정부를) 신뢰한다(足食 足兵 民信之矣).”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새삼 ‘공자님 말씀’을 끄집어 낸 것은 수천 년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바를 이처럼 꿰뚫은 성찰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경제가 흔들리면 국민들 삶이 고달프다. 안보가 흔들리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경제와 안보는 국가를 버티는 두 축이다. 정치의 본질이기도 하다.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 뼈를 깎아야 한다. 그런 정치인을 뽑아야 국민이 편안하다.

지금 국민들은 편안하지 않다.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북핵에서 시작된 지정학적 위기는 폐부를 파고든다. 이민이라도 가고 싶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정치는 결국 실패한다.

‘요즘 나쁘게 나오는 경제지표가 없다’는 미국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며 당선된 트럼프는 외국기업에게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 LG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내 나라가 아닌 미국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안보도 그렇다. 0.1%의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북의 미국에 대한 핵미사일 위협을 두고 미국은 ‘김정은은 미쳤다’며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두르고 있다.  

우리 경제는 엇길로 가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나라가 이제 세계 경제성장률 평균도 못 따라가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 상황에 기업들은 투자할 곳을 잃었다. 기업이 투자하지 않으면 가계는 지갑을 열 엄두를 못 낸다.

보다 못한 대한상공회의소가 그 절박함을 드러냈다.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내놨다. ‘이대로는 한 해도 더 갈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다. 국가 경제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0%대 성장으로 주저앉을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미 죽은 정부를 향해서가 아니라 미래 정부를 향해 던진 소리다. ‘제19대 대선 후보께’란 말이 새삼스럽다.

국민은 불안한데 들떠 있는 것은 대선 후보들뿐이다. 특히 당내 경선이 대통령 선거나 다름없다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신이 났다. 내놓는 주장 어디에도 국민 불안감을 씻어주고 국가 미래를 담보할 아이디어는 보이지 않는다. 여론조사 일등이라는 후보조차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국가 청사진은 실종되고 ‘적폐 청산’ 같은 과거 프레임만 부각된다. 상생의 정치보다는 ‘재벌 해체’, ‘재벌 개혁’ 같은 외침에서는 증오 정치의 냄새가 짙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집권하면 22조원이 넘는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한다. 공무원 일자리 81만 개를 늘려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2탄이다. 당장의 표는 의식하지만, 두고두고 생길 후유증은 안중에 없다. 지도자가 국가 예산을 호주머니 속 쌈짓돈처럼 쓴다면 그 돈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국가 채무는 초당 139만원씩 늘고 있다. 증가 속도는 갈수록 가팔라진다. 나랏빚 갚을 궁리는 보이지 않고 나랏돈 쓸 궁리만 보인다. 집권 후 행여 이를 이행하겠다고 나선다면 국민 경제엔 새로운 ‘리스크’만 더해진다.

19세기 미국 신학자 제임스 클라크는 정치인을 두 부류로 나눴다. 하나는 정치가(statesman)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꾼(politician)이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 정치꾼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정치가는 대의를 생각한다. 정치꾼은 국민을 정치 제물로 삼지만 정치가는 자신을 제물로 바친다.

지금 대선 판에 제임스가 정의한 정치가가 보이는가. 정치꾼만 득실댄다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인가.

정창룡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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