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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 검찰과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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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6 04:5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최순실 게이트를 되돌아보면서 검찰과 언론을 생각한다.  

촛불의 동력을 끊임없이 제공한 데는 검찰과 언론의 공이 컸다. 물론 촛불이 없었다면 최순실 게이트는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검찰과 언론이 없었다면 최순실 게이트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흔히 봐 온 권력형 비리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고 잊혔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다. 그 진상과 전모를, 국민 불신 ‘최고’ 등급인 검찰과 언론이 나서 제대로 발굴해 낸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과 언론을 향해 “심히 유감”이라는 이들을 많이 본다. “평소에 좀 그렇게 하지. 꼭 ‘때’가 돼야 난리를 치느냐”고 묻는다. 권력에 힘이 빠지자 물고 뜯은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평소에 그 반의반만 했어도 나라 꼴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원망도 뒤따른다. 결국 권력 앞에서 그동안 검찰과 언론이 제대로 기능을 작동하지 못했다는 질책이다.

권력의 서슬이 퍼럴 때는 검찰이나 언론이나 최고 권력자에게는 애완동물 수준을 넘지 못했다는 비판에 낯이 화끈거린다. 물론 튄다, 뻣뻣하다, 말이 안 통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불이익까지 감수하고서도 대들 수 있는 검사나 기자들은 있다. 적지 않다. 하지만 검찰 조직이나 언론사가 그렇게 맞서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권력은 인사권을 쥐고 이 나라 최고의 엘리트집단이라는 검찰을 떡 주무르듯이 해 온 게 사실이다. 말 잘 통하고 눈치가 빠른 검사들을 핵심 요직에 배치하는 걸 통치 기반 강화라는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민간의 영역에 있는 언론을 향해서는 법과 제도를 동원한 각종 지원과 편의 제공 등으로 달래고 으르고 해왔다. 언론도 그런 권력에 점점 적응돼 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때 활용된 게 언론계‘블랙리스트’였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권력의 힘이 빠지면 제일 먼저 등을 돌린 것도 검찰과 언론이었다. 누구보다 발 빨랐다. 이번에도 그랬고 과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5년마다 반복되는 관행처럼,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다.

혹자는 이런 검찰과 언론을 아프리카 평원의 청소부로 불리는 하이에나에 비유한다. 평소에는 대적할 수 없는 사자의 눈치만 보다가 힘 빠지고 병들어 무리에서 떨어진 사자에게는 떼로 덤벼들어 목숨을 가져가 버리는 하이에나를 닮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에 비유하는 이도 있다. 언제 우리 검찰과 언론에 저런 힘과 열정 그리고 사나움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휘몰아친다.

요즘이 꼭 그렇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지금처럼 힘 빠지고 권위도 잃어버린 권력은 더 이상 검찰(특검)과 언론이 봐줘야 할 상대가 아니다. 만만한 밥일 뿐이다. 이럴 때는 약육강식의 정글의 논리만 통한다. 그래서 혹자는 요즘 검찰과 언론이 너무 심하다고 꾸짖는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걸리면 다 초죽음이다. 마치 쓰러진 놈 한 번 더 밟는 격이라며 비겁하기까지 하다는 지적도 한다. 평소에 저랬다면 최고 권력자라도, 재벌이라도 잘못된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과거는 과거다. 이제 시간이 없다. 검찰도 언론도 국민들 시선에서 고민하고 달라져야 한다. 지체하면 더 이상 국민 앞에 설 자리가 좁아지거나 사라질지 모른다.

정답은 이미 다 나와 있다.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게 아니다. 지금처럼 평소에 하는 거다. 검찰도 평소 특검처럼 하면 된다. 새 권력 앞에서 다시 순한 양이 되는 검찰은 ‘NO’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권력과 돈을 잣대로 상대를 가려 싸우려 해서는 곤란하다. 둘 다 법과 정의보다 돈과 권력이 앞서게 하지 않으면 된다. 상대에 따라 때와 장소에 따라 그때그때 자세가 바뀌는 건 정의가 아니다.

이런 것들이 잘 지켜지면 권력과 금력은 언제나 검찰과 언론을 경계하게 된다. 그게 정상이다.

이동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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